고 유경로 교수님의 유지를 받들어, 그 동안 추진 해온 노력이, 그 결실을 맺게 되어, 2005년 추분이 되는 날을 택하여, 소남천문학사 연구소의 개소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1997년 10월 말 서울대 홍승수 교수와 함께 서울대학병원에 계시던 선생님을 찾아뵈었는데, 그 때 선생님께서는 당신이 소장하고 있는 고 천문학 문헌을 천문학사에 관심 있는 후학들이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하시면서 천문학사 연구소를 설립해서 천문학사가 학문적 뿌리를 내릴 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선생님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후 그러한 선생님의 뜻을 받들려고 노력하였으나 여건이 허락지 않아 연구소 설립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2004년 유선생님 유족으로부터 연구소 설립을 위한 기금을 출원해 주셔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가깝고 교통이 비교적 편리한 곳을 택해서 이곳에 그 터전을 잡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떠나신지 8년이 되었습니다만, 이제 선생님께서 원하셨던 천문학사 연구소가 출범하게 되어 기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천문학사나 고 천문학을 위한 학위과정이 개설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이 분야의 연구 인력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연구 인력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여건이 형성되어 않아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소남천문학사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냐고 스스로 반문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소기 있기 때문에 단 한사람이라도 천문학사나 고천문학을 공부할 생각을 갖게 되는 학생이 생긴다면 소남연구소의 존재가 정당화 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인력뿐만 아니라 재원도 부족해서 학문적으로 연구소다운 운영을 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얼마 동안은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러분들께서 보시기에 뜻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온 힘을 다하여 노력하려고 합니다. 저희들은 소남연구소가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생전 선생님의 모습처럼 학문의 순수성을 잘 지켜나가도록 하려고 합니다. 소남연구소를 잘 키워서 후학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저희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소남연구소의 출범을 가능하게 하신 유경로 선생님 유족 여러분, 특히 유성초 교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구소 설립에 많은 도움 주신 설립 추진위원회 위원님들, 연구소 운영에 도움주신 이사 및 소액 기부자와 회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소남연구소 현판을 디자인해 주신 김세호 교수님과 현판을 제작해주신 윤명진 과학사물연구소 소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판에 한자로 새겨진 소남천문학사연구소는 김교수님께서 칠정산 내편의 한자를 집자하시고 해당 한자가 없는 경우는 획을 따서 정성드려 작업을 해 주셨습니다.

연구소의 설립추진 단계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연구소 설립을 위해 헌신하신 홍승수교수, 박창범교수, 문중양 교수와 양홍진 박사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5. 09. 23.
소남연구소장 윤홍식